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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동정 아닌 동경의 대상 되는게 꿈”

장애인 스포츠 최대 이벤트인 2020 도쿄패럴림픽이 막을 내렸다. 패럴림픽의 어원처럼 모두가 ‘나란히(parallel)’ 달린 의미 있는 대회였다.도쿄패럴림픽은 5일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진행된 폐회식을 끝으로 13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극적으로 도쿄행 비행기에 오른 아프가니스탄 선수단을 포함해 162개국 44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은 매일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냈다.한국은 지난 4일 보치아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정호원(35·강원도장애인체육회)·김한수(29·경기도장애인체육회)·최예진(30·충남직장운동경기부)으로 구성된 페어 팀(스포츠 등급 BC3)이 연장 접전 끝에 일본을 5-4로 이겼다. 보치아는 패럴림픽에서 9회 연속 금메달을 땄다. 정호원은 2016년 리우 대회(개인전)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통산 패럴림픽 메달은 6개(금3, 은2, 동1)다.대회 마지막 날엔 배드민턴에서 은메달 2개를 추가했다. 세계 랭킹 1위 김정준(43·울산중구청)은 WH2 단식 결승에서 일본의 가지와라 다이키(20)에게 세트스코어 0-2로 졌다. 세계선수권에서 6번이나 우승한 김정준은 경기 내내 접전을 펼쳤지만, 승리를 내줬다.김정준은 이어 열린 복식 결승에선 이동섭(50·제주장애인체육회)과 짝을 이뤄 마이젠펑-취쯔모(중국) 조를 상대했으나 세트스코어 0-2로 패했다. 그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금 2, 은 10, 동 12개, 종합순위 41위로 대회를 마쳤다.도쿄패럴림픽 개회에 앞서 태권도 대표 주정훈(27·SK에코플랜트)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바뀌면 좋겠다. 장애인 선수가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동경의 대상이 되는 것이 제 꿈”이라고 말했다. 장애 때문에 스스로 움츠러드는 것도 괴롭지만,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을 ‘마땅히 돌봐야 할 사람’처럼 보는 게 싫어서였다. 그의 바람대로 이 대회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의지와 성과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게 했다.국내 등록 장애인 250만 명 중 90%가 중도 장애인다. 주정훈도 두 살 때 농기계에 오른손이 절단됐다. 학창 시절 비장애인들과 겨뤘던 주정훈은 손 때문에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고등학교 때 태권도를 그만뒀다. 하지만 태권도가 도쿄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되자 도복을 다시 입었고,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주정훈은 “솔직히 장애가 있기 때문에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장애인 선수들이 훈련하는) 이천선수촌 입소 후에는 ‘장애는 그저 남들과 다른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뒤늦게 알았지만 장애가 있는 유년기, 청소년기 여러분들은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하루빨리 밖으로 나와야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많이 도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하지만 장애를 맞닥뜨리면 누구나 좌절감과 싸우기 시작한다. 1994년 교통사고로 마비 장애를 얻은 탁구 금메달리스트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는 “다치고 나서 4년 동안 집에만 처박혀 있었다. 웹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재활 치료 목적으로 탁구를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장애가 있다고 방 안에만 갇혀 있을 이유는 없다. 자신에게 땀 흘릴 기회를 줘라”고 했다.패럴림픽을 통해 모인 목소리가 세상을 바꾼다. 2008 베이징 대회를 계기로 만리장성에 휠체어 장애로와 엘리베이터를 만들었다. 2012 런던 대회 이후 영국에선 장애인 고용이 급증했다. 국내에서도 과거 어느 대회보다 도쿄 경기를 많이 중계했다. 학교에선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패럴림픽 홍보가 이뤄졌다.다음 패럴림픽은 2024년 8월 29일부터 9월 9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이 대회 슬로건은 ‘함께 나누자(Venez partager)’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09.06 08:32
스포츠일반

아프가니스탄 국기 연대의 메시지 담아 패럴림픽 개회식에

선수단 출전은 무산됐지만, 아프가니스탄 국기는 2020 도쿄패럴림픽 개회식에 내걸린다. AP 통신에 따르면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연대의 메시지'로 도쿄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아프가니스탄 국기도 입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 패럴림픽은 24일 오후 8시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5일까지 13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당초 예정보다 줄어든 162개국에서 44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도쿄 패럴림픽에는 아프가니스탄 선수 2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미군 철수 이후 수도 카불을 점거하면서, 태권도 선수 자키아쿠다다디(23)와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4)가도쿄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특히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였던 쿠다다디는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으로서,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대표로서 도움을 청한다.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내 손을 잡고 도와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파슨스 위원장은 "우리는 그들과 함께하고 싶다. 불행히도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마음은 그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국기는 자원봉사자가 들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86명의 선수를 보낸 한국 선수단은 81번째로 입장했다.김효경 기자 2021.08.25 14:31
야구

민낯 드러낸 '노메달' 한국 야구...프로야구도 위기

성적은 초라했고, 과정은 조금도 박수를 받지 못했다. 2020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의 현주소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6-10으로 졌다. 굴욕이었다. 올림픽 '디펜딩 챔피언'으로 참가했지만 '노메달'로 레이스를 마쳤다. 6개 팀만 참가해 한국의 메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컸다. '아시아 라이벌' 대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대회 출전을 포기했고 '아마 최강' 쿠바는 미주 예선에서 탈락해 도쿄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그런데도 한국 야구는 4위에 그쳤다. '숙적' 일본이 5전 전승으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표팀이 받아든 성적표가 더 초라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3승 4패를 기록했다. 4일 열린 일본과의 승자 준결승전에서 2-5로 패했고, 이튿날 치른 미국과의 2차(패자) 준결승전에서도 2-7로 완패했다. 도미니카전까지 3연패를 당하며 빈손으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야구팬은 결과보다 과정에 더 분노하고 있다. 대표팀은 선수 선발부터 논란을 자초했다.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과 기술위원회는 내야수 박민우(NC)와 투수 한현희(키움)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태극마크를 반납하자, 김진욱(롯데)과 오승환(삼성)을 대체 선수로 발탁했다. '신인' 김진욱은 국제무대에서 검증되지 않은 기량이, 오승환은 과거 도박으로 징계받은 전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두 선수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김진욱은 패전조 임무만 맡았다. 오승환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6-5로 앞선 8회 초 등판했지만, 1이닝도 막지 못하고 4피안타(1피홈런) 5실점 하며 역전 빌미를 제공했다. 김경문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4일 일본전 8회 초에서는 멘털이 흔들린 고우석(LG)을 고수하다가 대량 실점을 자초했다. 고우석은 8회 초 1사 1루에서 실책성 베이스커버로 출루를 내준 뒤 폭투와 볼넷까지 허용한 상태였다. 결국 만루에서 야마다 테츠토에게 3타점 좌전 안타를 맞았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뒤 "내일(패자 준결승) 경기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고우석이 이닝을 마무리하는 게 이상적이었다"라고 했다. 야구팬은 더 큰 비난을 쏟아냈다. 5일 미국전에서는 1-2, 1점 뒤진 6회 말 1사 1루에서 구원 등판이 익숙하지 않은 원태인을 투입했다. 제구 난조가 확연히 드러났지만, 그가 안타 2개를 허용한 뒤에도 한 타자를 더 맡겼다. 원태인이 볼넷을 내준 뒤에는 조상우를 투입했다. 조상우는 한국이 치른 앞선 5경기 중 4경기에 등판해 공 90개를 던졌다. 어깨가 무뎌진 투수를 굳이 내세웠다. 조상우는 안타 2개를 허용했다. 한국은 미국전 6회 수비에서만 5점을 내줬다. 공격력도 형편없었다. 11-1 콜드게임으로 승리한 2일 이스라엘전을 제외하면 경기당 득점이 3.67점에 불과했다. 양의지(NC)·오재일(삼성) 등 KBO리그에서 고액 몸값을 받는 선수들이 어처구니없는 스윙을 연발한 탓에 야구팬의 화는 더욱 커졌다. 일본·미국전에서는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1회 득점 기회에서 후속타 불발로 무득점에 그쳤다. 여기에 벤치는 경험이 많은 선수만 맹신했다. 김경문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현재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기용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동메달 결정전 인터넷 중계 응원 창에는 도미니카공화국을 응원하며 대표팀의 ‘노메달’을 기원하는 팬들의 냉소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병역 미필자를 대상으로 ‘군대 가자’는 조롱까지 나왔다. 도쿄올림픽에서는 수영, 육상, 다이빙, 근대5종 등 한국 스포츠의 불모지에서 묵묵하게 땀을 흘려왔던 선수들이 의미 있는 기록을 냈다.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응원을 받았다. 반면 야구는 고액 연봉을 받으며 늘 팬들의 응원을 받는 프로 선수들로 이뤄졌는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서 대비를 이뤘다. 한국 야구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빈약한 선발, 폭발력과 짜임새가 없는 타선 등 처참한 국제 경쟁력의 현주소를 확인했다. 문제는 이렇게 민낯을 드러낸 게 향후 프로야구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이다. 선수들의 거듭된 일탈로 커진 야구팬의 피로감은 올림픽 참사로 더 증폭됐다. 한국 야구가 출범 최대 위기에 빠졌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09 08:21
스포츠일반

선발 없는 한국, 도쿄에서 드러난 민낯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려면 좋은 선발을 빨리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이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직후 한 말이다. 한국 야구는 도쿄올림픽에서 굴욕을 맛봤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대회에 참가했지만 '노메달'로 레이스를 마쳤다. 6개 팀만 참가해 메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컸다. '아시아 라이벌' 대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대회 출전을 포기했고 '아마 최강' 쿠바는 미주 예선에서 탈락해 도쿄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그런데도 4위에 그쳤다. '숙적' 일본이 5전 전승으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표팀이 받아든 성적표가 더 초라했다.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타선의 짜임새가 떨어졌고 마운드의 단단함도 부족했다. 가장 큰 문제는 선발 투수였다. 10일 동안 7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 약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의리(KIA 타이거즈), 고영표(KT 위즈), 김민우(한화 이글스)가 가능성을 던졌지만, 그 어떤 선발도 한 경기 6이닝을 책임지지 못했다.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던 김민우는 3분의 1이닝 만에 강판당하기도 했다. 선발의 부족한 이닝은 불펜의 과부하로 연결됐다. 도쿄올림픽에서 대표팀은 경기당 선발 소화 이닝이 평균 4이닝 미만이었다. 13년 전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당시 9전 전승으로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대표팀에는 류현진(2승 평균자책점 1.04)과 김광현(1승 평균자책점 1.26)이라는 걸출한 '원 투 펀치'가 있었다. 여기에 장원삼(1승 평균자책점 0)과 송승준(1승 평균자책점 2.19)까지 힘을 보탰다. 벤치에서 예상한 대로 불펜 운영이 가능했다. 하지만 도쿄 대회에선 달랐다. 구상이 꼬였다.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뒤 김경문 감독은 "생각보다 선발 교체가 빨리 이뤄져 투수들이 조급하게 운영됐다"고 말했다. 수확이 없었던 건 아니다. 첫 태극마크를 단 젊은 투수들이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다. 관건은 우승 경쟁력이다. '아시아 라이벌' 일본은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와 모리시타 마사토(히로시마 도요 카프)가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줬다. 탄탄한 선발을 앞세워 미국과의 결승전에선 2-0 완봉승을 따냈다. 대회 내내 한국은 버티는 데 급급했고 일본엔 여유가 넘쳤다. 한국 야구가 처한 현실이다. 도쿄=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8.08 16:00
스포츠일반

말도 어엿한 올림픽 선수, 남녀 구분 없는 종목 승마

2020 도쿄올림픽 종목 중 유일하게 동물이 참여하고, 남녀 선수의 구분이 없는 종목이 있다. 바로 승마다. 승마는 사람과 말이 하나가 되는 인마일체의 평형운동이다. 말을 타고 연기를 하거나 장애물을 넘으며 점수를 겨룬다. 말을 ‘잘 탄다’는 개념보다는 말과의 교감이 중요한 능력으로 평가된다. 마장마술, 장애물비월, 종합마술 세 개의 종목이 각각 개인·단체전 체제로 열려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승마 종목에서는 말은 빼놓을 수 없는 상수이자,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변수다. 기수와 말과의 교감, 말의 기량과 컨디션 역시 중요하기에 말도 상을 받는다. 메달을 받지는 않지만 시상대 옆에 나란히 서서 리본을 받는다. 어엿한 올림픽 선수인 셈이다. 이번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참여를 위해 약 325두의 말이 도쿄로 날아갔다. 이를 위해 19대의 비행기와 185대의 트럭이 동원됐다. 말들은 모두 자신의 여권을 가지고 있고, 먼 여행을 대비해 기내식과 간식 등이 준비됐다. 말 관리사와 수의사가 말과 함께 비행하며 여행 내내 말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 해외여행을 위한 철저한 검역도 빠뜨릴 수 없다. 말들은 60일간 엄격한 건강 모니터링과 7일간의 격리를 시행한 후 도쿄행 비행기를 탔다. 인마일체의 스포츠답게 도쿄올림픽에 참여한 ‘사람 선수’들도 말 만큼이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장마술 단체전에서는 69년생인 독일의 이사벨 베르트가 52세의 나이에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인생에서 무려 7번째 금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승마종목 최다 메달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종합마술에서는 62세의 호주 선수 앤드류 호이가 단체전 은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최고령 메달리스트이고, 호주 역대 메달리스트 중에서도 최고령이다. 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데뷔한 호이는 88년 서울올림픽에도 출전한 바 있는 베테랑이다. 마장마술에 출전한 호주의 메리 해나는 54년생, 무려 67세의 나이로 올해 올림픽 출전 선수 중 최고령이다. 그는 “승마는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할 수 있는 멋진 스포츠 중 하나다. 몸 상태가 허락하는 한 계속하고 싶다”며 파리올림픽 출전 의지를 밝혔다. 한국은 승마 마장마술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마장마술 개인전 10위, 종합마술 단체적 7위가 역대 최고 성적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8.06 06:59
스포츠일반

"우리는 달콤한 어벤쥬스" 여자 골프 4인방, 도쿄올림픽 위해 출국

여자 골프 국가대표 4인방이 도쿄행 비행기에 올랐다.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과정도 시작됐다. 박인비(33), 김세영(28), 고진영(26), 김효주(26)는 31일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지난 주 나란히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을 마친 넷은 국내에 입국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올림픽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고진영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다른 세 골퍼와 함께 공항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우리는 달콤한 어벤쥬스"라는 글을 게재하고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세계 2위 고진영, 3위 박인비, 4위 김세영, 6위 김효주는 미국, 일본, 태국 등 경쟁국들의 거센 도전을 받으면서 이번 대회를 맞는다. 박인비, 김세영은 2회 연속 올림픽에 나서고, 고진영, 김효주는 첫 출전이다. 대회가 열릴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 동 코스에서의 경기 전략을 짤 시간이 많지 않고, 변화무쌍한 날씨에 대비하는 게 가장 큰 과제다. 여자 골프 대표팀은 1일 코스 답사를 하고, 2~3일 연습 라운드를 가진 뒤, 4일 대회 1라운드를 치른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2021.07.31 11:21
스포츠일반

올림픽 '대기 1번의 기적' 이성호 "김재범 선배 금맥 잇겠다"

"저보다 더 극적인 올림픽 출전이 있을까요. 우여곡절 끝에 나가는 만큼 깜짝 놀랄 만한 성적 내겠습니다." 유도 남자 81㎏급 국가대표 이성호(29·한국마사회)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1일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올림픽 출전 선수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대회 출전을 포기하면서다. 국제유도연맹(IJF)은 차순위인 이성호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줬다. 생애 첫 올림픽이다. 올림픽 81㎏급 경기는 27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다. 이성호를 21일 서울 방이동 대한유도회에서 만났다. 그는 "올림픽 유도 종목이 시작하는 24일부터 31일까지, 일주일간 제주도로 휴가 떠날 예정이었다.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는 소식에 급하게 제주 항공편을 취소했다. 도쿄행 비행기를 예약한 것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싱글벙글했다. 이성호는 대기만성형 선수다. 보통 국가대표 선수들보다 한참 늦은 27세(2019년)에 국가대표 1진이 됐다. 이성호와 나이가 같은 국가대표 선수 김원진(60㎏급) 곽동한(90㎏급), 조구함(100㎏급)은 2013년부터 1진으로 활약했다. 4~5년 준비한 선수들에 비하면 랭킹 포인트 쌓을 기회가 적었다.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15개 국제 대회에 출전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도쿄행을 놓쳤다. 세계 랭킹 25위까지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는데, 이성호는 26위였다. 그는 크게 낙담했다. 이성호는 "주변에선 올림픽 본선행 티켓 '대기 1번'이라며 위로했지만, '올림픽을 포기할 사람이 있겠냐'는 생각에 희망은 일찌감치 접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린 올림픽 꿈이 사라졌다. 대표팀 동갑내기 중 나만 올림픽에 못 나가니 허망해서 견디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33세가 되는 2024년 올림픽에선 도저히 태극마크를 달 자신이 없더라. 목표가 없어서 올해 말 은퇴하기로 결심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달 초 충분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퇴촌해 성남 소속팀 훈련장에 복귀했다. 지친 그에게 이경근 마사회 감독이 가벼운 훈련 권했다. 선수는 유도로 속상한 마음을 털어내야 한다고 했다. 이경근 감독은 1988 서울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65㎏급)다. 이성호는 이 감독의 말을 따랐는데, 이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꾸준한 운동과 식단 조절을 유지한 덕분에 그는 평소 체중인 88㎏를 유지했다. 평소 국제대회에 나갈 때처럼 이틀에 걸쳐 7㎏ 감량하면 된다. 이성호는 "그동안 지겹게 한 유도가 이상하게 며칠 더 하고 싶었다. 먹고 싶은 것 안 먹고 관리한 보람이 있다. 아마도 올림픽행 막차를 탈 운명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호의 목표는 금메달이다. 다른 체급과 달리, 남자 81㎏급은 절대 강자가 없다. 대회마다 우승자가 다르고, 세계 1위도 자주 바뀐다. 이성호에게도 기회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일궜던 정훈 전 남자 유도대표팀 감독은 "이성호는 경기 출전이 적어 랭킹이 낮을 뿐, 세계 상위 랭커와 붙어도 호각세"라고 했다. 남자 81㎏급은 김재범이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체급이다. 이성호는 김재범과 같은 '체력 유도'가 주무기다. 치열한 깃 잡기 싸움으로 상대 힘을 뺀 뒤 경기 후반부에 승부를 거는 식의 운영이다. 이성호는 "레전드 (김재범 마사회 코치)에게 금메달로 가는 원포인트 레슨을 받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7.23 07:56
스포츠일반

세계 1위들이 코로나로 기권…도쿄올림픽은 운칠기삼?

이게 진정한 의미의 올림픽일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종목별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꿈의 무대'다. 그런데 도쿄올림픽에선 그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21일(한국시간) 여자사격 스키트 세계랭킹 1위 앰버 힐(24·영국)은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이날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계획이었던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무증상이지만 영국 정부 지침에 따라 격리돼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여자사격 스키트는 오는 26일 결선이 열린다. 졸지에 목표를 잃은 힐은 "내 기분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없다"며 "지난 5년간 훈련하고 준비를 마쳤지만 코로나 양성이 나왔다"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22일엔 러시아 수영 일리야 보로딘(18)의 대회 출전이 막혔다. 7살 때 수영을 시작한 '천재' 보로딘은 지난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럽수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개인 혼영에서 우승했다. 도쿄올림픽에선 200m 개인 혼영에도 출전할 예정이어서 메달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일본으로 떠나기 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훈련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지난 19일에는 미국 여자 테니스 기대주 코리 고프(17)가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고프는 지난 5월 열린 프랑스오픈에서 8강에 오른 라이징 스타. 만 17세가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8강에 진출한 것은 2006년 프랑스오픈 니콜 바이디소바(체코) 이후 15년 만이었다. 도쿄올림픽 출전에 관심이 쏠렸는데 코로나19 확진으로 꿈을 접었다. 고프는 "미국을 대표해 올림픽에 출전하는 게 꿈이다. 출전이 불발돼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국 레슬링 간판 김현우(33)는 지난 5월 열린 도쿄올림픽 세계 쿼터대회에서 코로나19 확진으로 경기를 뛰지 못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남자 그레코로만형 66㎏ 금메달, 2016년 리우올림픽에선 동메달을 따 올림픽 3회 연속 메달에 도전했지만 수포가 되었다. 이밖에 칠레 태권도 대표 페르난다 아기레(22), 호주 테니스 알렉스 드미노어(22), 영국 테니스 대니얼 에반스(31) 도코로나19 확진으로 TV로 대회를 봐야 한다. 도쿄올림픽은 현재 올림픽 선수촌에서도 매일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23일 개막 하더라도 출전이 좌절되는 선수가 나올 여지가 충분하다. 실력보다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운'이 더 강조되고 있다. 이게 올림픽이라니. 도쿄=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7.23 07:55
스포츠일반

[장진영 기자의 여기는 도쿄] 오늘이 개막인데, 올림픽 맞나?

일본 도쿄에 온 지 12일째. 드디어 오늘이 개회식이다. 그런데 여기가 올림픽이 열리는 곳이 맞나 싶다. 선수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도쿄의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 아리아케 체조경기장 등을 찾았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차창 밖을 보면, 올림픽 광고나 공식 배너를 찾기 어렵다. 오히려 시부야 스크램블에서 BTS(방탄소년단) 앨범 홍보차량이 더 눈에 들어왔다. 올림픽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었던 건, 지난 21일 올림픽 스타디움에 갔을 때였다. 이날 일본 공군자위대 블루임펄스가 ‘곡예비행’ 예행연습을 했다. 전투기 5대가 상공에서 오륜기를 그렸다. 도쿄 시민들이 카메라에 이 모습을 담았다. 그게 전부였다. 올림픽 열기는 온데간데없다. ‘찜통더위’가 더 뜨겁다. 체감 온도는 섭씨 40도에 달한다. 일본 시민들 일부는 더위 탓인지 ‘노마스크’로 거리를 걷는다. 현재 일본은 긴급사태가 발령돼 있다. 모든 매장은 오후 8시까지만 영업한다. 술은 아예 팔 수 없다. 어기면 300만원 미만의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이를 지키지 않는 주점도 꽤 있다. 아카사카, 신주쿠, 시부야 등의 거리에는 술 마시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반면 선수단과 해외 취재진에는 엄격한 방역 수칙을 요구한다. 현재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경기장, 메인 프레스센터(MPC), 선수촌뿐이다. 나흘간의 자가 격리가 끝났지만, 입국 후 14일 동안 활동은 제한된다.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없다. 후배 기자는 한국축구대표팀 취재를 위해 왕복 택시비 7만엔(73만원)을 지불했다. 도쿄에서 가시마까지 편도 택시비만 3만4820엔(35만원)이다. TM(호텔~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이 있지만, 좌석과 운영 시간이 제한적이다. 결국 ‘TCT(조직위원회과 제휴한 택시)’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조직위에서 TCT 1만엔짜리 무료 쿠폰 14장을 주지만, 이걸 다 쓰고 나면 자비 부담이다. 경기장 취재도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1m 이상 거리 두기를 해야 하는 사진 기자들의 입장은 특히 제한된다. 조직위는 “공식 통신사, 현지 매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많이 기여한 매체 순으로 입장을 허가하겠다”고 했다. 자국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는 우선 배정하겠다고 했지만, 하루하루 피 말리는 티켓팅을 해야 한다. ‘편의점 15분 이용 제한’도 그대로다. 방역 수칙을 어기는 기자를 잡기 위한 파파라치가 등장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오죽했으면 ‘해외 기자를 바이러스 취급하는 거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선수들은 상대 선수보다 바이러스와 더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개막하기도 전에 여러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21일 여자사격 스키트 세계 랭킹 1위 앰버 힐(24·영국)은 도쿄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26일이 경기인데, 출국 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무증상 상태지만 영국 정부 지침에 따라 격리돼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힐은 “내 기분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없다. 지난 5년간 훈련하고 준비했지만, 코로나19 양성이 나왔다”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세계 1위도 코로나19에 졌다. 지난 5년간 뼈를 깎는 고통을 참고 노력했을 텐데…. 러시아의 수영 천재 일리야 보로딘(18)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훈련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미국 테니스 코리 고프(17)도 확진돼 꿈을 접었다. 이밖에 칠레 태권도 페르난다 아기레, 호주 테니스 알렉스 드미노어 등도 코로나19 확진으로 올림픽을 TV로 봐야 한다. 올림픽 선수촌에서도 선수와 관계자 등의 확진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오후를 기준으로 대회 참가자 중 코로나19 감염자는 87명에 달한다. 개막 후에도 이런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 같다. 이번 올림픽은 실력보다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행운’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식 주제는 ‘감동으로 하나 되다(United by Emotion)’다. 격리와 거리 두기가 중요한 이때, 올림픽으로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2021.07.23 07:52
스포츠일반

유도 이성호, 극적으로 올림픽 티켓 얻어…유도 전 체급 출전권 확보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극적으로 출전권을 획득했다. 유도 남자 81㎏급 이성호(한국마사회)가 주인공이다. 대한유도회는 21일 "국제유도연맹(IJF) '기존 올림픽 출전 선수 중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결원이 생겼다. 차순위인 이성호에게 출전권을 배부하겠다'며 알려왔다"고 전했다. 세계랭킹 26위 이성호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두고 극적으로 출전권을 얻었다. 이로써 한국 유도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대회 이후 13년 만에 전 체급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남자 81㎏급에만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곧바로 코로나19 검사 등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한 준비 과정을 밟는다. 이성호는 25일 후발대 선수단과 함께 도쿄행 비행기에 올라 27일 열리는 81㎏급 경기에 나선다. 이형석 기자 2021.07.2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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